지난 금요일 오랜 만에 비가 왔었지요. 건조한 날이 이어지는 가운데 가을비가 내려 반가운 사람도 있었겠지만 저희는 마음이 조마조마 했었답니다.
왜냐하면 이 날은 천문 전문 블로거 미자르님과 공부방 아이들이 함께 별을 보기로 한 날이었거든요. 비가 오더라도 별자리 시뮬레이션으로 실내에서 진행하기로 하였지만 그래도 아이들은 직접 별을 보는 것이 신날 겁니다.
오전 중 내리던 비가 오후부터 개기 시작해 맑은 가을 하늘이 드러났습니다. 저녁 때에는 구름 한 점 없을 만큼 깨끗한 하늘이 되었지요. 재미있는 사실은 아이들이 별을 보던 저녁에는 하늘이 맑다가 보고 나니 다시 구름이 잔뜩 끼었다는 것! 미자르님의 말에 따르면 아이들이 “별 볼 운”이 있었다네요. 1년 중 이런 하늘을 보는 게 쉽지는 않다면서요.
19일 해가 질 무렵, 미자르님이 준비한 별자리 시뮬레이션이 깔린 노트북, 망원경, 삼각대를 싣고선 대학로 마로니에 공부방에 도착했습니다. 아담하고 예쁜 공부방에 귀여운 아이들이 10여 명, 공부방 선생님들, 그리고 별을 보겠다고 온 갓난아기(정말!)와 다섯 살배기까지 있었답니다.

마로니에 공부방 아이들
목성이 잘 보일 무렵인 7시 전후에 밖에 나가 별을 보기로 계획을 세우고 실내 프로그램을 시작했지요. 초반에 기술적인 문제로 애를 먹기도 했지만 예정대로 진행되었습니다.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으로 본 별과 별자리, 은하수는 생각보다 실감났습니다. 미자르님의 맛깔나는 설명에 아이들이 와!하고 웃음을 터뜨리기도 했지요.
“북두칠성은 큰곰자리의 엉덩이에 있어요” 예, 정말 엉덩이 끝부분에 북두칠성이 있더군요.

Starry Night Pro 6.0를 통해 별자리를 보고 있는 아이들

이 장면을 보고 아이들이 와!하고 탄성을 질렀지요
대표 별자리, 계절별로 잘 보이는 여름의 대삼각형, 가을의 페르세우스 가족 별자리 등 별 이야기는 계속 되었지요. 특히 대가족이 등장하는 가을의 별자리 이야기는 저도 신기했습니다. 페르세우스는 괴물고래인 캡투스로부터 안드로메다 공주를 구해 그녀의 남편이 됩니다. 가을의 별자리에는 페르세우스, 에티오피아 공주인 안드로메다, 공주의 부모이자 페르세우스의 장인과 장모인 에티오피아 왕과 왕비가 보입니다. 하늘을 나는 날개 달린 말이라는 뜻을 가진 페가수스도 보이는데 이것은 페르세우스가 타고 다니던 말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가을 밤하늘의 별자리는 페르세우스 판(?)이 된다고 하네요.
이제 기다리던 야외 프로그램을 하러 공부방 옆에 있는 교회 옥상으로 올라갔습니다. 망원경을 셋팅하고 아이들을 부르자 시키기도 않았는데 아이들이 한 줄로 어느 새 줄을 섰습니다.

별을 보기 위해 줄 선 아이들
아이들부터 선생님까지 한 명, 한 명 미자르님에게 설명을 들으며 망원경으로 서쪽 하늘에 낮게 떠있는 목성을 보고, 배율을 확대한 후에 목성의 위성들을 보기 시작했습니다. 왼쪽에 가까운 위성 2개, 오른쪽에 조금 떨어진 위성 2개가 보였다고 합니다(저는 시력이 좋지 않아 망원경으로도 못 봤어요 흑…)
그리고 이 날의 하이라이트였던 달! 망원경으로 확대해서 달을 보자 아이들이 탄성을 지르기 시작했습니다. 달의 표면의 분화구까지 선명하게 볼 수 있었지요.
미자르님이 한 아이에게 “달에 토끼 있어?”라고 물으니 옆에서 선생님도 장난스럽게 선생님도 “몇 마리 있어?”라고 묻습니다. 정말이었는지 당황했는지 한 아이는 “두…마리요!”라고 해서 모두들 웃었지요. 토끼가 달에서 새끼 낳았나 보다 하면서요^^
데네브, 직녀, 견우로 이루어진 ‘여름의 대삼각형’도 볼 수 있었습니다. 이 세 별은 육안으로도 충분히 보였지요.
그리고 추위를 참고 견딘 사람들은 색대비가 뚜렷한 이중성 알비레오, 그리고 별 두 개가 붙어있는 더블더블스타까지 볼 수 있었답니다.

이 날 본 별들
이 날 다섯 살짜리 꼬마도 별보기에 동참했는데, 처음에는 망원경으로 별을 잘 보지 못하다가 어느 순간 깨달음을 얻은 듯이 망원경에서 눈을 떼지 않고 관찰을 하더군요. 미자르님은 “이런 아이들이 나중에 달도 가고 그래요. 토끼 본다고…”라며 농담을 던졌지요.
혹시 모르지요. 이 아이가 나중에 정말 우주인이 될 지…
짧은 시간이었지만 우리가 즐거웠던 만큼 아이들도 즐거웠기를, 그리고 좋은 추억으로 남게 되기를 바랍니다.
공부방 아이들의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기 위해, 그리고 꿈을 이루기 위해 도너스캠프가 함께 합니다.
by 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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